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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새로운 부(富)의 인식과 이재론(理財論) ―이재운의 『해동화식전』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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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한문학과 안대희 교수


18세기 중엽 조선의 지식사회에는 새로운 지적 흐름이 나타났다. 농업 중심의 사회를 향하여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상업을 진흥하며, 부 (富)를 긍정하고, 상인을 우대하자는 주장이 대두한 것이다. 중상주의(重商主 義)에 해당하는 이론을 앞세워 인식을 전환하고 부유하고 부강한 나라로 만 들자고 주장하였다.


그와 같은 지적 충격을 던진 대표적인 학자와 저술을 꼽으면, 농암(聾庵) 유수원(柳壽垣, 1694~1755)과 1737년 이전에 저술한 『우서(迂書)』가 있고, 청담(淸 潭) 이중환(李重煥, 1690~1756)과 1751년 이전에 저술한 『택리지(擇里志)』가 있으 며, 초정(楚亭) 박제가(朴齊家, 1750~1805)와 1778년에 저술한 『북학의(北學議)』가 있다. 18세기 실학을 상징하는 대표적 지식인이자 저술로서 이들 사상가와 저술은 조선 사회에 공고하게 뿌리를 내린 유가 상업관을 뒤집으려 시도하 였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영조 치세 중후반 40년 사이에 출현하였다. 그 시 기에 중상주의적 경제론이 반짝 활황을 이루었고, 조선왕조 500년 역사에서 특별히 기억할 만한 지성사의 변혁기를 조성하였다. 이들 경제학자의 출현 은 우연이 아니다.

여기에 또 한 사람의 학자 식니당(食泥堂) 이재운(李載運, 1721~1782)과 그가 1750년을 전후한 시기에 저술한 『해동화식전(海東貨殖傳)』을 추가하고자 한 다.


필자는 생소한 학자의 사라진 저술로 알려진 이 책을 찾아내 분석하였다. 부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누구나 부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함을 역설한 보기 드문 놀라운 저술이었다. 저술의 성격을 가늠해보면, 조선의 경제 현실에 뿌리를 둔 재테크 서적이자 조선경제의 실체를 파헤친 경제전 문서이고, 또 다양한 경영 방법을 안내한 경영 전문서였다. 


게다가 동시대 9명의 상인을 소개한 상인 열전이기도 하였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 3 인의 저술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에, 동시대 동아시아 어떤 사상가의 저술에 서도 보지 못한 창의적 사유를 담고 있었다.


이재운과 그의 사상을 서술하기에 앞서 저자와 책의 내용을 간명하게 설명한다. 이재운의 자는 성거(聖車)이고, 호는 식니당(食泥堂)이며, 본관은 한산(韓山)이다. 1747년에 치러진 식년시에서 생원 3등 70위로 합격하였다. 선 조와 광해군 때 북인(北人) 당파의 영수였던 이산해(李山海), 이경전(李慶全)의 직계 후손으로 한산(韓山) 이씨 명문가 출신의 서파(庶派) 지식인이었다.


그의 집안은 토정(土亭) 이지함(李之菡)을 비롯해 5대조 이산해 이래 경제 사상에 깊은 관심을 지닌 학풍을 자랑하였다. 이재운은 상업을 중시하고 통상과 유 통을 강조한 가학(家學)과 당맥(黨脈)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북학의』의 저자 박제가와는 학문상 계승 관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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